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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의 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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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숙이가 바느질을 배우고 음식 만드는법과 큰일 치르는 절차를 견습하고 한편으로는 규감(閨鑑)이니 내측(內則)이니 열녀전(烈女傳)이니 하는 책을 읽어 시집갈 준비를 허는 동안에 서월은 꿈결같이 흘렀다.
그동안 한림의 집은 집웅에 이끼(苔)가 더 끼어 덕개가 앉고 기왓장 틈을 비집고 돋아난 잡초만 욱어젔다 시들었다 하야 해를 거듭할사록 집이 점점 후락해갈뿐 인숙의 신변에는 별로 큰 변화는 없었다. 사오년이나 두고 온세계가 들끓고든 구주대전(歐洲大戰)의 피비린내 나는 비바람도 한림의 집에는 무풍지대(無風地帶)와 같이 조고만 여파도 끼치지 않었고 고양이의 눈동자처럼 시시각각으로 변해하는 세태와 조선의 환경에서도 몇 만리나 떠러진 듯 한림의 집만은 대낮에 닭우는 소리를 듣는 듯한 한가롭고 평화스러운 세월이 흘렀다. --- “인형의 결혼”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