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베리아(서백리아)를 거쳐서
|
|
고륜을 떠난 뒤의 여정은 벌써 지금까지 지나온 망막한 사막의 자취도 없는 그러한 길이 아니었다. 처처에 기복한 구릉과 광대한 고원의 경사를 점철하고 있는 초장(풀밭)은 지금까지 지나온 단조하고 변화 없는 풍경에 비하면 아주 다른 세계와 같은 인상을 주는 것이었다.
길도 일정한 교통에 의하여 완전히 개척된 도로였다. 우리를 실은 마차는 가끔 열, 스물씩 집합되어 자그마한 유목부락을 형성하고 있는 천막 떼를 바라보며 달음질쳤다. 그리고 이들의 유목민에 속한 양이나 마소(牛馬[우마])도 수백 수천의 대군을 이루어 부락 부근에 방목되고 있었다. 벌서 광막한 사막의 여행이라는 기분은 사라지고 인간생활과의 끊임없는 관련을 늘 의식하면서 우리는 길을 가게 된 것이다. --- “시베리아(서백리아)를 거쳐서”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