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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령근해(露領近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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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의 마지막 항구를 떠나 북으로 북으로! 밤을 새우고 날을 지나니 바다는 더욱 푸르다.
하늘은 차고 수평선은 멀고. 뱃전을 물어뜯는 파도의 흰 이빨을 차면서 배는 비장한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마스트 위에 깃발이 높이 날리고 연기가 찬바람에 가리가리 찢겨 날린다. 두만강 넓은 하구를 건너 국경선을 넘어서니 노령연해의 연봉이 바라보인다. 하얗게 눈을 쓰고 북국 석양에 우뚝우뚝 빛나는 금자색 연봉이. 저물어 가는 갑판 위는 고요하다. 살롱에서 술타령하는 일등 선객들의 웃음소리가 간간이 새어 나올 뿐이요. 그 외에는 인기척조차 없다. 배꼬리 살롱 뒤 갑판. 은은한 뱃전에 의지하여 무언지 의론하는 두 사람의 선객이 있다. 한 사람은 대모테 쓴 청년이요 한 사람은 코 높은 ‘마우자’이다. 낙타빛 가죽 샤쓰 위에 띤 검은 에나멜 혁대이며 온 세상을 구를만한 굵은 발소리를 생각케 하는 툽툽한 구두가 창 빠른 모자와 아울러 그를 한층 영웅적으로 보이게 한다. 연해주의 각지를 위시하여 넬진스크 치타 방면을 끊임없이 휘돌아치느니만큼 그들에게는 슬라브족다운 큼직한 호활한 풍모가 떠돈다. ‘마우자’는 대모테 청년과 조선말 아닌 말로 은은히 지껄인다. --- “노령근해(露領近海)”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