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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헨그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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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는 서산으로 넘어가고 사방으로 어두움의 정-막을 드리울 때에는 철창을 넘어 들어오는 강가의 바람까지 몸에 배어들도록 차가운 것이다. 철창 아래를 흘러가는 라인강은 검고 푸르게 빛나며 때로 바위에 부딪치는 흰 파도는 눈이 부시도록 광채난다. 맑은 물결 위에 늘어진 날개를 추키고 있는 갈매기 떼도 지금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고, 다만 어두컴컴한 철창 속에 홀로 갇혀 있는 박명미인‘에루사’의 외로운 그림자뿐이다. 에루사는 이 크레베 성 철창 속에서 굽이굽이 치는 라인강을 벗 삼아 도화량 옆에 하염없이 눈물만 흘리고 있는 것이다. 지금은 이같이 불쌍한 신세에 고생을 하고 있지만 원래에 에루사는 신분이 높은 뿌라반트 공작의 무남독녀 귀한 몽으로 금전옥루 높은 집에서 아무 부족함이 없이 자라는 몸이었다.
--- “로-헨그린”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