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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상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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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의사의 얼굴을 몇 번이나 쳐다보았다. ‘의사도 인간이다, 나하고 조금도 다를것이 없는!’ 이렇게 속으로 아무리 부르짖어 보았으나 그는 의사를 한낱 위대한 마법사나 예언자 쳐다보듯이 보지 아니할 수 없었다. 의사는 붙잡았던 그의 팔목을 놓았다(가만히). 그는 그것이 한없이 섭섭하였다. 부족하였다. ‘왜 벌써 놓을까, 왜 고만 놓을까? 그만 보아 가지고도 이 묵은 중병자를 뚫어 들여다볼 수가 있을까.’꾸지람 듣는 어린아이가 할아버지의 눈치를 쳐다보듯이 그는 가련(참으로)한 눈으로 의사의 얼굴을 언제까지라도 쳐다보아 고만두려고는 하지 않았다. 의사는 얼굴을 십장생화 붙은 방문쪽으로 돌이킨 채 눈은 천장에 꽂아 놓고 무엇인지 길이 깊이 생각 하는 것 같더니 길게 한숨하였다. 꽉 다물어져 있는 의사의 입은 그가 아무리 쳐다보아도 열릴 것 같지는 않았다.
안방에서 들리는 담소의 소리에서 의사의 웃음소리가 누구의 것보다도 가장 큰 것을 그는 들을 수 있었다. 모든 것은 눈물날 만큼 분하였다. 그러나 ‘자기의 병이 그다지 중하지는 아니하기에 저렇지.’하는 생각도 들어, 한편으로는 자그마한 안심을 가져오게 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러는 가운데에도 그가 잊을 수 없는 것은 그의 팔목을 잡았을 때의 의사의 얼굴에서부터 방산해 오는 술의 취기 그것이었다. ‘술을 마시고도 정확한 진찰을 할 수 있나.’이런 생각을 하여 가며 그래도 그는 그의 가슴을 자제하였다. 그리고 의사를 믿었다 --- “병상 이후”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