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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정(山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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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내나 가을 내나 끄스른 얼굴이 좀체 수월하게 벗어지지 않는다.
아마도 해를 지나야 멀쑥한 제 살을 보게 될 것 같다. 바다 바람에 밑지지 않게 산 기운도 어지간히는 독한 모양이다. “호연지기가 지나친 모양이지.” 동무들은 만나면 칭찬보다도 조롱인 듯 피부의 빛깔을 걱정한다. 나는 그것을 굳이 조롱으로는 듣지 않으며 유쾌한 칭찬의 소리로 들으려고 한다. “두구 보게. 역발산기개세 안 하리.” 큰소리도 피부의 덕인 듯 나는 글은 얼굴을 자랑스럽게 쳐들어 보이군 한다. 학교에 등산구락부가 생기면서부터 신교수 박교수와 세 사람이 하는 수 없이 단짝이 되어 버렸다. 학생들을 인솔할 때 외에도 대개는 세 사람이 주동이 되어서 등산을 계획하고 실행하고 차례 차례로 산을 정복해 왔다. 학교와 가정과 거리와 그 외에는 생각지도 못하던 세상, 산을 새로 발견한 셈이었다. 한두 번 오르는 동안에 산의 매력이 전신에 맥 쳐오면서 산의 맛을 더욱 터득하게 되었다. 동룡굴을 뚫고 묘향산을 답파한데서부터 시작되어서 여름부터 가을 동안 차례로 장수산을 정복하고 대성산을 밟고 가까운 곳으로는 사동까지 나가고 주암산을 돌기는 여사로 되었다. 일요일만 돌아오면 으레히 걸방들을 짊어지고 나서게 되었다. 거리에 나가 별일없이 하루를 허비하거나 집에서 책자를 들척거리는 것보다도 한결 그 편이 더 뜻있음을 알게 된 것이다. --- “산정(山精)”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