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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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香嶺[향령] 너머로서 佛國寺[불국사] 큰절의 「釋[석]」하는 鐘鼓[종고] 소리가 마치 꿈속에 듣는 大砲[대포]처럼 은은하게 들려 올라올 무렵에는, 「고요」어이의 품에 온 몸을 곱송그려 맡기고 편안하게 잠자던 石窟[석굴]의 洞口[동구]도 누구에게 흔들렸다 할 것 없이 「어둠」의 이불을 차차 걷어차기 시작하여, 손끝 발끝으로부터 머리통까지가 얄따랗게 눈에 띄어온다. 이른 祈禱[기도]를 올리려는 사람의 허연 옷자락이 甘浦[감포] 저쪽으로서 하나씩 둘씩 반짝거리는 초롱불에 보여 올 만하면, 질러서 庵子[암자]의 住僧[주승]들도 몰래 몰래 눈들을 비비면서 禮佛[예불]들을 시작하기에 부산하다.
이날 새벽에도 石窟[석굴]의 禮佛[예불]을 따로 맡아보는 應虛[응허] 老和尙[노화상]은 아무보다도 먼저 法衣[법의]를 단정히 입고 窟[굴] 밖에서부터 볼이 半[반]이나 패인 木鐸[목탁]을 두드리고, 淨口業眞言[정구업진언언]으로 비롯하여 禮嘆懺誓[예탄참서]의 갖은 法文[법문]을 판에 박은 듯이 외면서 釋迦世尊[석가세존]의 蓮座[연좌]를 數[수]없이 돌아다녔다. 石窟[석굴]의 本尊[본존]은 靈驗[영험]이 特殊[특수]하다 하여, 長明燈[장명등]이 열 스물씩 끊이지 아니하므로 窟[굴] 안이 어두울 리는 없으되, 限定[한정]된 테 안을 익은 발씨로 돌아다니는 應虛[응허]는 눈이 항상 위에 있어서, 그제 어제 보던 것밖에 아무 다른 것을 보지 못하고, 또 그런 무엇이 있을 것을 생각할 리도 없었다. 그러나 이 때의 石窟[석굴]에는 佛菩薩[불보살]과 그 禮嘆者[예탄자]인 應虛[응허]의 밖에 前[전]에 없던 한 在存[재존]가 있었다. --- “아침”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