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극의 가을밤
|
|
지평선 위에 걸린 해와 창공에 오른 달을 바라볼 때마다 나는 나의 옛날에 들은 바 해와 달 이야기를 아니 생각할수 없습니다. 새빨갛게 이글이글하게 달은 해와 얼음덩이처럼 싸늘하고도 맑은 달이 나의 어린 마음에 깊이깊이 뿌리박았던 것이 오늘까지에도 오히려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인가 합니다.
이것은 내가 칠팔 세 되었을 때 어느 가을밤 일이었습니다.그러니 이 일처럼 나의 어렸을 때의 모든 기억 가운데 분명히 남아 있는 것은 다시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머니는 언제와 마찬가지로 등잔불 아래에서 바느질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때는 가을이라 겨울옷 준비에 매우 바쁜 것이 어린 나에게도 알려줄 만하였습니다. 등잔불이라 하여도 오늘 같은 전기등 같은 것은 물론 아니었습니다. 더구나 내 집은 시골이었으므로, 그리고 가난하였으므로 램프불 같은 것조차 얻어볼 수 없었습니다. 새 양철 등잔에 대추씨만한 불송이가 어두컴컴한 빛을 방 안에 가득히 던지었을 뿐이었습니다. --- “남극의 가을밤”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