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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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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희는 그날저녁 세철의 손이 와서 저녁대접을 하고 난 뒤에 몸이 고단한데 감기 기운이 잇어서
(새언니가 별고나 없나? 여간해 맘을 못 잡을텐데.) 하고 몹시 궁금해서 삼청동으로 올라가 보려고 교복으로 가러입기까지 하고는 고만 알에 목에가 쓸어 젔었다. 손들과 함께 나간 남편이 들어오면 늦드래도 잠시 다녀 나려오리라 하고 눈을 감고 있다가 어렴풋이 잠이 들었다. 꿈도 아니요 생시도 아닌 그야말로 비몽사몽간이다. 눈이 부시도록 새 하얀 털옷을 기다랗게 느린 천사들이 알연히 나타나더니 곱다랗게 눈을 나려깔고 입모습에 실낫같은 가녈핀 우슴까지 띠운 일남이를 고이고이 싸서 받들고 하늘로 올라간다. 뭉게뭉게 피여 오르는 구름장을 타고 가벼운 바람에 그 흰옷 자락을 하늘하늘 나부끼면서. 천사들이 일남을 데리고 올라가는 것을 보자 어디선지 인숙이가 머리를 풀어 헤치고 나타나더니 그 뒤를 쪼차 갔다. --- “비극 이후”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