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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뇌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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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상을 막 치우고 난 숙경(淑卿)의 집 안방에서는 어린 시동생 영희(永熙)와 숙경과 방 주인 되는 시어머니의 세 사람이 환하게 비치는 램프 불아래 윗목으로 늘어앉아서 이야기를 시작하였었다.
숙경은 이와 같이 식구가 모여 앉았을 때에는 알 수 없이 기쁘고도 슬픈듯한 맘이 그의 가슴에 가득하였다. 그는 어떠한 행복스러운 것을 느끼었다. 그러나 그의 마음에는 형언할 수 없는 불만과 섭섭한 것이 반드시 있었다. 걱정과 두려움이 그의 행복스러운 이 평화스러운 순간을 항상 위협하였었다. 그는 만일 자기의 남편이 이 자리에 있었으면 하는 생각에 마음을 태웠다. 또 만일 자기 남편이 역시 이 자리에 자칫 앉았으면 어찌어찌하겠다는 여러 가지 일을 생각하고 있었다. 이러한 공상이 그의 시어머니의 살림에 대한 이야기와 시동생 영희의 학교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항상 그의 머리에 떠나지 않았었다. --- “번뇌의 밤”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