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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출(脫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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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이월십일 눈오는 밤이었다. 철하는 하숙으로 돌아가려고 철근사문을 나섰다. 밤이 늦지 않았으니 연순이를 찾아가려고 하였으나 내일 오후에 찾아가기로 하고 그대로 하숙으로 돌아가리고 하였다. 함박눈은 끊임없이 내린다. 거칠은 대지에 조금도 애낌없이 결백한 그 시체를 내려놓는다.
철하는 눈오는 밤길을 걸어가면서도 연순의 의식이 급격히 변동이 된데 대하여 감탄을 마지 않았다. 그는 전과 같은 돈 있는 놈들의 딸들의 행세를 하지 않았다. 모든 허영심과 자존심 그러고 철없는 짓을 버리고 발을 벗고 계급전선에 나선 그가 옛날의 연순이와는 사뭇 달랐다. 철하는 지나간 늦은여름 쓰라린 마음을 품고 인천을 떠나 상경은 하였으나 갈 곳이 없었다. 옛날에는 아는 동무도 많았지만 그들의 주소를 알지도 못하였거니와 구태여 알려고 하지않았다. 찾아볼만한 사람도 몇몇 사람 있었으나 그들의 대개는 감옥으로 들어가기도 하고 해외로 떠나기도 하였다. 철하는 할 수 없이 철근사(鐵筋社)를 찾아갔다. 그것은 수길의 소식도 알겸 또 혹시 옛벗을 맞날 수나 있지 않을까 하여 팢아갔던 것이었다. --- “탈출(脫出)”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