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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생기(終生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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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유산호(○遺珊瑚)요 다섯자(字) 동안에 나는 두자(字) 이상(以上)의 오자(誤字)를 범(犯)했는가 싶다. 이것은 나 스스로 하늘을 우러러 부끄러워할 일이겠으나 인지(人智)가 발달해가는 면목(面目)이 실로 약여(躍如)하다.
죽는 한이 있더라도 이 산호(珊瑚) 채찍을랑 꽉 쥐고 죽으리라. 네 폐포파립(廢袍破笠) 위에 퇴색(褪色)한 망해(亡骸) 위에 봉황(鳳凰)이 와 앉으리라. 나는 내 '종생기(終生記)' 가 천하(天下) 눈 있는 선비들의 간담(肝膽)을 서늘하게 해 놓기를 애틋이 바라는 일념(一念) 아래 이만큼 인색(吝嗇)한 내 맵시의 절약법(節約法)을 피력(披瀝)하여 보인다. 일발포성(一發砲聲)에 부득이 영웅(英雄)이 되고 만 희대(稀代)의 군인(軍人) 모(某)는 아흔에 귀를 단 황송한 일생(一生)을 끝막던 날 이렇다는 유언(遺言) 한 마디를 지껄이지 않고 그 임종(臨終)의 장면(場面)을 곧잘(무사[無事]히 후ㅡ 한숨이 나올 만큼) 넘겼다. 그런데 우리들의 레우오치카 애칭(愛稱) 톨스토이는 괴나리봇짐을 짊어지고 나선 데까지는 기껏 그럴 성싶게 꾸며 가지고 마지막 오분(五分)에 가서 그만 잡았다. 자자레한 유언(遺言)나부랑이로 말미암아 칠십(七十)년 공든 탑(塔)을 무너뜨렸고 허울 좋은 일생(一生)에 가신 수 없는 홈집을 하나 내어 놓고 말았다. 나는 일개(一個) 교활(狡猾)한 옵써버의 자격으로 그런 우매(愚昧)한 성인(聖人)들의 생애(生涯)를 방청(傍聽)하여 있으니 내가 그런 따위 실수를 알고도 재범(再犯)할 리(理)가 없는 것이다. --- “종생기(終生記)”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