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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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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게.
창피창피 한대야 나 같은 창피를 당해 본 사람이 있겠나. 지금 생각해도 우습고도 부끄러울세. 그렇지만 또 어떻게 생각하면 그런 창피는 다시 한번 당해 보고 싶기도 하거든. 이야기할께. 들어 보게. 오년 전, 육 년 전, 칠 년 전인가. 어느 해인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혈기 하늘을 찌를 듯하던 젊은 시절일세 그려. 지금은 벌써 내 나이 삼사십. 얼굴에는 트믄트믄 주름자리까지 잡히었지만 이 주름자리도 없던 젊은 시절. 절기는 봄날. 우이동 창경원에 벚꽃 만개하고 사내계집 할 것 없이 한창 바람나기 좋은 절기일세 그려. 얌전하던 도련님 색시들도 바람나기 쉬운 봄철에 그때 장안 오입장이로 자임하고 있던 이 대감이 가만 있겠나. 비교적 수입도 좋것다. 허위대 풍신 언변 남한테 빠지지 않고 시조 한 마디 가야금 한 곡조도 뽑아 낼 줄 알고 경우에 의해서는 호령마디도 제법 할 줄 알고 장안 오입장이로는 그다지 축가는 데가 없던 대감일세 그려. 그 위에 여관 생활하는 자유로운 몸이것다. 친구놈들도 모두 제법 한몫씩은 보는 놈들이것다. --- “증거”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