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문문학의 일년간
|
|
조사해 본 바에 큰 틀림이 없다면 기묘(己卯) 1년간 우리의 앞에 발표된 소설문학의 총 수효는 장, 중, 단편을 합쳐서 240여 편의 다수에 이르러 있다. 결코 적은 수량이 아니다. 나의 경험에 의하면 이것은 문학사 있은 이래의 처음 보는 다량생산이다. 신문에서도 연작장편 외에 단편 창작을 위하여 적지 않은 스페이스를 제공하였으나 역시 이러한 풍년을 가져오게 한 결정적인 원인이 된 것은 우수한 문예잡지의 출현이었다. 『문장』과, 후반기에 들어서 창간호를 낸 『인문평론』의 공적이래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문예잡지가 총수의 반 이상을 발표해 주었고, 그 나머지는 취미오락잡지, 혹은 특수잡지, 신문 등이 이의 발표기관이 되었었다.
그러나 특징은 그 수량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질로 보아도 결코 열지 않은 작품이 다수를 점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이 중에서도 중견작가의 활동은 중견의 명칭에 과히 어그러지지 않을 만한 노력과 업적을 남겼다고 말할 수 있다. 장편 한 개씩을 쓰면서도 단편, 중편 4, 5편씩은 모두 써놓았다. 쓸려고 생각하면서도 출판조건에 제약되어 쓰지 못했던 것, 시험해보려고 생각하면서도 불여의(不如意)하였던 것, 개척해 보려고 애쓰면서도 그 기회를 얻지 못했던 것이 마음껏 실험되었다는 감상이 통계를 통하여 느낄 수 있는 총평자의 기쁨의 하나이었다. 신문소설이 완전히 중견의 손에 옮아왔다는 것과, 종래, 신문연재에만 의탁하였던 장편소설이 전작(全作)장편의 출현에 의하여 새로운 개척의 길을 열었다는 것과 단면 70매를 넘어서는 게재가 불가능하던 창작이 300매 전재를 유유히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는 것 등이 중견작가의 이상과 여(如)한 활동을 가져오게 한 중요한 원인이 되었다는 것을 망각하여서는 아니 된다. --- “산문문학의 일년간”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