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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백의 존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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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에게!
시간에 뒤쫓기며 살아가는 우리들은 가끔 정지된 공간을 눈여겨 봅니다. 그것은 볼수록 움직여가는 어떤 내재의 화면이 올시다. 그 화면에는 무수한 물상들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구름과 비둘기와 시내와 과수원들이 그리고 방카와 보초와 철망과 주검들이 무슨 필요가 있어서가 아니라 각기 마련된 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입니다 --- “여백의 존재성”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