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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왔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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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다. 인제는 완구히 봄이다. 창경원에 밤사구라가 만발하야 어제밤에는 입장자가 만명도 넘었다고 떠들고, 봄바람에 놀아나서 보찜을 싼 시골처녀가 하로도 몇씩된다고 신문은 흥청거려 제목을 붓친다.
봉희는 그 봄을 보지 않으려고 눈을 감었다. 그러나 길거리와 골목안에서 아이들이 가락을 넘기며 부는 단조롭고도 애달픈 버들피리소리는 귀를 거처 마음속을 간지린다. 눈을 감고 피리소리를 듣자니 봉희는 어느 시인의 시한구절이 저절로 읊어젔다. 내가 부는 피리소리 곡조는 몰라도 그 사람이 그리워 마듸마듸 꺽이네. 길고 가늘게 불어도 불어도 대답없어서 봄저녁에 별들만 눈물에 젖네. --- “봄은 왔건만”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