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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북 미주의 항구를 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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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5일 부산을 출항하여 아메리카로 향하는 기선 남해호를 타기까지 나는 불과 1주일간의 여유가 있었다. 즉 2월은 25일 저녁 필자가 생활을 위하여 근무하고 있고 대한 해운 공사 사장은 월급날인 그날의 월급 대신에 한번 미국 구경을 하지 않겠느냐는 말을 던졌다. 참으로 영문 모를 이야기에 잠시 놀랐다. 하지만 박 형처럼 문학을 전공하는 분으로서 한번은 태평양을 넘고 미국의 풍물을 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는 사장의 부언에는 많은 그의 진의를 엿볼 수 있었다.
사실 그 무렵 나는 무척 우울했다. 돌아온 지금 역시도 그때와 다름은 없으나 우두커니 회사에 나가 어떠한 부서에도 소속되어 있지 않은 ‘책상’ 그것도 회사에서는 제일 낡은 물품을 앞에 놓고 남들이 일하는 것을 보고 있는 것 외에는 할 일이 없는 일을 근 3개월간 지속해 왔다. 이것은 참으로 어리석고 그리고 용이한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회사에 나가는 길밖에 어찌할 도리가 없다. 몇 줄의 시나 영화 평론을 들고 이 신문 저 잡지사를 돌아다닌댔자 생활을 영위해 나갈 수도 없고 더욱이 우리나라에서는 문필은 사회적인 직업으로 알아주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큰 회사의 사원이라는 것이 도리어 체면을 만든다면 어찌 나로서는 피할 수 있는 일이 아니겠는가? --- “서북 미주의 항구를 돌아”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