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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근대소설고(朝鮮近代小說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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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鬼]의 성[聲]」
조선의 과거의 소설은 어떠하였는지 문헌이 없으니 참고할 바가 없다. 현재에 남아 있는 것은 승려들의 손으로 된 몇 가지의 역사담과 奇談[기담] 외에 「춘향전」, 「심청전」 등이 있으되 모두 그 이야기의 주지를 전할 뿐 正本[정본]은 구할 수가 없다. 그런지라 조선의 소설은 ‘역사’라는 것을 온전히 가지지 못하고 발생하였다. 李人稙[이인직]의 「귀의 성」 초판이 어느 연도에 출판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나의 아버지가 경영하던 大同書?[대동서관]이라 하는 ?肆[책사]에 그 책이 있던 기억이 남아 있으니 적어도 지금부터 20여 년 전에 발행된 것이 사실이다. 당시의 많은 소설 가운데 아직껏 그 이름이나마 나의 머리에 남아 있는 것은 「?上雪[빈상설]」과 「鴛鴦圖[원앙도]」다. 전자는 "군밤 사오, 설설 끓는 군밤 사오"라 한 그 서두뿐이 아직 기억에 남아 있고 후자에는 어떤 군수의 지혜가 재미있던 기억이 있다. 그러나 그 저자가 누구이던지도 알 수 없다. 조선 근대소설의 원조의 榮冠[영관]은 이인직의 「귀의 성」에 돌아갈 밖에는 없다. 당시의 많은 작가들이 모두 작중 주인공을 才子佳人[재자가인]으로 하고 사건을 善人被害[선인피해]에 두고 결말로 惡人必亡[악인필망]을 도모할 때에 이 작가뿐은 「귀의 성」으로서 학대받는 한 가련한 여성의 一代[일대]를 우리에게 보여 주었다. 여주인공 ‘춘천집’은 왜 피살을 당하였느냐. 이는 재래의 작자에게 보지 못하던 새로운 結構[결구]다. 주인공의 행복을 축수하려기에 소설의 존재할 가치가 있지 여주인공의 피살이라 하는 것은 ‘인생 사회’가 아닌 ‘소설’에는 있지 못할 잔혹한 일이었었다. 「귀의 성」을 읽던 필자의 어머니가, "이 책은 너무 참혹스럽다" --- “조선근대소설고(朝鮮近代小說考)”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