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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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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의 달은 기우러 별만 총총한 밤이었다. 금강석을 부수고 빠어서 가루를 만들어 끼언진듯 하늘바다는 완통 별투성이다. 그 별들은 서로 눈을 깜작이며 깊은밤 우주의 신비를 속산이는듯 인숙은 그윽한 나무그놀에 몸을 숨기고 서서 그 찬란한 별 나라를 우러러 보았다.
(어쩌면 저렇게도 아름다울까) 하고 서늘한 밤바람을 마시며 가벼운 탄식을 뿜었다. 인숙이는 이집에 들어온뒤에 오늘 저녁처럼 하늘을 조용히 우러러볼 기회는 별로 없었다. 싀집에 오자마자 퀴퀴한 냄새가 배인 병실로 응달진 방구석에만 가처서 그늘진 그날그날을 보내지 않었든가. 인숙은 과천집 생각이 불현듯이 났다. 달밝은 여름밤 안 마루에 걸터앉어서 당음을 외든 생각이 났다. 달빛을 밟으며 뒷짐을 지고 안마당을 거니시든 아버지 생각이 났다. 지금 바로 눈앞으로 왔다갔다 하시는듯, 아버지의 그림자가 어른거려서 눈을 감고 천천히 머리를 쳐 들었다. 동시에 외로운 감정이 인숙의 몸을 갈안개처럼 휘 감었다. 인숙은 졸차에 신변이 호젔한 것을 느끼고 가벼히 몸을 떨었다. 봉환이가 들어오는것을 정찰하려든 것도 잊은듯이 별 하늘을 보고 잠시 황홀하였다가 제정신으로 돌아오자 (어디로 들어올지도 모르고. 이러다 누가 보면 어쩌나) 하고 모기장을 발른 덧문창살로 불빛이 새어나오는 별당 앞으로 발자국소리를 죽이며 가벼히 걸었다. --- “유혹”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