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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토(糞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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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 모지[某誌]의 부탁으로 그 지상[誌上]에 연재하려고 쓰려다가, 총독부 당국의 금지로 뜻을 이루지 못했던 이야기다. 지금 좋은 기회를 얻어 다시 착수하게 된 것은 오직 작가인 나 한 사람의 기쁨만이 아닐 것이다.)
출발[出發] 1 "오늘두 신발 한 켤레만 밑지었군." 제 발을 들어 보았다. 지푸라기가 모두 헤어져서 사면으론 수염을 보이는 짚신. "신발 서른 뭇을 허비했으니 벌써 삼백 일인가. 그동안의 소득은 단 두 뿌리." 산삼(山蔘)을 구하고자 편답하는 삼백여 일에 간신히 두 뿌리를 얻고는 그냥 헛애만 쓰는 자기였다. 문득 눈을 들어 맞은편을 건너다보았다. 계곡(溪谷) 하나를 건너서 맞은편에 보이는 역시 깎아세운 듯한 벼랑에는 나무가 부접할 흙도 없는 양하여 겨우 잔솔 몇 포기와 지금 바야흐로 단풍 들어가는 낙엽수 몇 그루가 석양볕 아래서 잎을 풍기고 있다. 지난 여름에 팔죽지만한 산삼 한 뿌리를 얻은 곳이 바로 그곳이었다. 한참을 건너다보았다. 건너다보다가 눈을 도로 아래로 떨어뜨렸다. 굽어 보이는 계곡 거기는 까마아득한 저 아래 골짜기에 무엇이 아물거리는 것 같다. --- “분토(糞土)”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