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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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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속같이 고요한 밤이다.
구름 한 점 없이 맑게 개인 가을 하늘은 곱게 닦아논 유리면처럼 정결하여 보이고 서편 쪽 관암봉 어깨에는 버들잎을 오려 붙인 듯 초생달이 위태롭게 걸려 바람이 불면 금시에 한들한들 떨어질 것만 같다. 물결도 바다 물결도 이 밤만은 깊은 꿈속에 침적된 듯 숨결 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다. 이러한 속에서 인호와 남순이는 그들도 온갖 잡념에서 침정되어 그림자처럼 움직일 줄 모르고 모래 위에 조용히 앉아 있었다. 다만 움직이는 것이란 멀리 알섬에서 깜박이는 등댓불이다. 만은 그것도 금시에 꺼지려고 가물거리는 새벽 등불처럼 힘없어 보인다. --- “첫사랑”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