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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부(王府)의 낙조(落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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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시(子時).
축시(丑時). 인시(寅時)도 거진 되었다. 송악(松嶽)을 넘어서 내려부는 이월의 혹독한 바람은 솔 가지에서 처참한 노래를 부르고 있고 온 천하가 추위에 오그러뜨리고 있는 겨울 밤중이었다. 이 추위에 위압되어 행길에는 개새끼 한 마리 얼씬하지 않고 개경(開京) 십만 인구는 두꺼운 이불 속에서 겨울의 긴 꿈을 꾸고 있을 때다. 그러나 대궐에는 이 깊은 밤임에도 불구하고 고관에서부터 말직까지가 모두 입직하여 있고, 방방이 경계하는 듯한 촛불이 어른거리고 있었다. 왕후궁 노국 대장공주전(魯國 大長公主殿)의 앞에는 내시며 궁액들이 몸을 우그리고 추위에 떨며 심부름을 기두르고 있었고, 침전의 밖에도 두 명이 지키고 있었다. 침전 정침에는 아무도 없는 대신에 그 협실에 두 사람이 있었다. --- “왕부(王府)의 낙조(落照)”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