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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오비화(甲午秘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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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一]
어느 나라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큰 변란이 일어날 것같으면 하늘의 명령이라 할까 귀신이 한 노릇이라고나 할까 반드시 출처도 모르는 이상한 동요가 먼저 유행된다. 외국은 그만 두고 우리 나라에서만 말하여도 임진란(壬辰亂)이 일어날 임시에는 소위 「동동곡」이 크게 유행하고, 병자호란(丙子胡亂)때에는 『호발가 타령』이 유행하였다. 여기 말하는 동학란 때에도 일종의 동요, 즉 『아랜녘 새야 웃녘 새야 전주 고부 녹두새야 청포 밭에 앉지 말아 녹두 덩쿨 다 썩는다』라는 노래가 유행하였다. 동학란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물론 누구나 그 뜻을 알지 못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그 뒤에 난을 지내고 보니 즉 전의 노래는 아랫녘(下道[하도]의 뜻)인 전주 고부에서 전녹두(全綠豆=전봉준의 별명)가 동학란을 일으켰다가 외국청병(外國請兵) 아래 패한다는 뜻이요 뒤의 노래는 동학이 갑오년에 속히 성공을 하지 못하고 을미년까지 지지하게 끌다가는 병신년에는 꼼짝도 못한다는 것을 의미함이었다. 과연 그랬었다. 갑오년에 만일 외국의 청병이 없고 동학군이 서울을 급거 점령하여 시간만 잃지 않았었으면 동학당이 그 당시에 용의하게 벌써 대성공을 하였을 것이다. --- “갑오비화(甲午秘話)”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