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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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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양 잡기첩(雜記帖) -
1. 골목 서울 거리에서 30대, 40대의 사람들끼리 서로 만나면 ‘얼마만이요’의 뒤에 가끔 ‘댁이 어디시지?’하는 물음이 나올 때가 있다. 그런 때에 대답에는 ‘애오개’니 ‘야주개’니 ‘양사골’이니 하는 말보다도 무슨 동, 무슨 정(町) 소리가 나오기기 아주 쉬웁다. 나도 서울살이 3년이 지나 4년으로 접어들건만 낡은 동리 이름으로 주소를 들어 본 적은 극히 드물다. 사실 ‘애오개’니 ‘감영 앞’이니 하는 말을 내가 배운 것은 정거 차장한테서 였다. 30대, 40대의 사람에서 이러하니 20대의 청년의 입에서는 무슨 동, 그것도 최근에는 무슨 ‘정(町)’이란 말밖에는 들을 길이 없다. 중류 이상의 가정 안에 그렇게 많이 남아 있는 낡은 전통과 풍습이 이 동명(洞名)의 호칭에선 거의 그 자취를 찾아 볼 수 없음은 언뜻 생각하면 퍽 괴이한 일이기도 하나, 다시 생각해 보면 이것이 이 땅의 중앙 도시의 간과치 못할 면모인가 하여 흥미진진한 바가 없지 않다. 제법 이 즈음은 ‘연희장(延禧莊)’이니 ‘앵구장(櫻丘莊)’이니 하는 하이칼라 이름까지 유행한다. 그런데 평양서는 이것이 다르다. 십년 전에 그런 것쯤은 이해할 길도 있으나 이번에 평양 보고 놀래었다. "너의 하숙이 어디냐?" "세다리바우골이예요." "너는?" "저는 설수당골이예요."1200 --- “뒷골목”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