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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녀의 소묘(素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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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왕 올 테면 나 있을 제 오게. 뭔, 그렇게 어색해할 거야 있는가? 오래 간만에 친구 찾아오는 셈 치면 그만이지. 하기야 그런 일이 없었다기로니 친구 찾아 강남도 간다는데 친구 찾아 천리쯤 오기로서니 그게 그리 망발될 게야 없잖은가?" 이러한 편지를 받고 나니 그도 그럼직했다. 지난 가을부터 "갑네, 갑네."하고도 초라니 대상 물리듯 미뤄온 데는 물론 15원이라는 차비가 그의 생활로 보아 엄두가 안 난 것도 사실이었다. 그러나 그보다도 벌써 여러 번째 A가 한번 놀러 오라고 졸라대다시피 해도 '응응.' 코대답만 해오던 그로서, 너를 기다리는 여성이 있다고 한다고 신이 나서 달려간다는 것도 쑥스러워 솔깃하면서도 이때껏 미뤄온 것이다. "뭘, 가보게나그려. 오래간만에 친구도 만나보것다. 청초한 미인이 기다리것다. 밑져야 본전 아닌가. 그런 중에도 정성스런 애독자렷다." --- “B녀의 소묘(素描)” 중에서 |